안녕하세요 박약사입니다.
오늘은 구강청결제(가글)의 과학적인 효과를 설명해 드리고
기사 등에 나와있는 구강청결제의 현실에 대한 비판과 고찰을 하려 합니다.
증가하는 구강청결제의 수요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오랫동안 착용하고 다니면서, 구취에 대한 스트레스로 '구취제거제'를 찾으시는 분들이 최근 들어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구강 질환으로 구강청결제의 금기가 있지 않은 한, 그냥 단순히 냄새만 가려주는 구취제거제보다는 구강청결제를 사용하시는 게 근본적인 해결에 더 좋습니다.
입냄새의 주원인은 당연 세균입니다. 고기 같은 단백질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세균이 단백질에 포함된 ‘황’(원소기호 : S) 성분을 대사 하여 황화합물을 만들어내며, 이는 냄새의 원인이됩니다. 대표적으로 세균이 계란을 부패시킬 때 나오는 황화수소(H2S)는 황화합물의 일종이며, 이 물질이 바로 ‘계란 썩은 내’를 생성하는 원인입니다.
양치질과 구강청결제
식사 후 청결한 양치질은 구취를 큰 폭으로 감소시키지만, 치아의 입체적인 구조상 칫솔과 치약이 닿지 못하는 부분이 생기게 됩니다. 또한, 칫솔질로 치아 및 혀의 100% 면적을 모두 닦았다 가정하여도,이는 전체 구강 면적의 25%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 75%에 해당하는, 입천장, 볼, 잇몸, 혀 밑 등은 칫솔질을 대부분 하지 않죠. 따라서 칫솔질 만으로는 구강관리의 한계가 반드시 있습니다. 따라서, 구강청결제를 반드시 사용하여 치아 및 구강관리를 해주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칫솔질을 안 하고 가글만 하면 되는 것인가? 당연히 아닙니다. 칫솔질은 치아에서 생성된 플라그 즉, 세균들이 엉겨있는 형태인 바이오필름을 물리적으로 긁어내 주어 청결을 유지해줍니다. 하지만 구강청결제는 액상 성분으로, 물리적인 바이오필름 제거에 한계가 있습니다. 마치 음식을 먹은 그릇을 수세미로 설거지하지 않고, 그냥 세제가 포함된 물로 헹구는 격이죠.
효과의 진실
구글에 구강청결제를 검색하면 실제로 가장 첫 번째로 뜨는 화면입니다.
대부분의 제목이 '독이다', '구강청결제가 입냄새 악화의 주범이다'라는 내용이 눈에 띕니다. 이 글들 중 눈에 띄었던 내용은 '구강청결제가 충치와 잇몸병을 예방하고 구취를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는 건 분명하지만, 화학물질이므로 인체에 좋을 리 없다' 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는 '화학물질은 모두 나쁜물질이다'라는 잘못된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사실 화학물질에 대한 기피는 개인의 신념이기에 사이언스를 하는 사람들은 이런 신념에 대해 할 말이 없습니다. 또, 안 쓰고 싶다는 걸 약사가 쓰라고 강요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기사들로 인해 제품을 쓰고 싶어 찾던 사람도 떠나버리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물론 기사 중 구강건조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글들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에탄올이 함유된 제품’만’ 건조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에탄올이 함유되지 않은 제품을 쓰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럼 다음으로, 구강청결제에 대한 과학적인 평가를 해보겠습니다.
구강청결제 효과에 대한 리뷰 논문
그럼 정말 구강청결제가 효과 있는지 scientific 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리뷰 논문을 살펴보겠습니다. 구강청결제의 대표적인 브랜드인 가그린과 리스테린의 성분을 기준으로 리뷰 논문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리뷰 논문이란, 기존에 존재하는 방대한 연구 문헌들을 요약하여, 이 분야에 출간된 모든 연구를 다 읽을 필요 없이, 주제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형성할 수 있으며, 약학이나 헬스케어 분야에서 잘 쓰인 리뷰 논문은 굉장히 인기가 많습니다.)
1. 리스테린
리스테린은 에센셜오일(Essential Oil)을 주요 성분으로 사용한 구강청결제입니다. 아래 사진은 King Saud University에서 작성한 Saudi Dental Jounal입니다. 킹 사우드대학은 사우디 왕립대학으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학교의 치과대학과 학술교류협정을 체결한 일류 대학교입니다.
위 논문은 이미 진행된 26개의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에센셜오일을 포함한 구강청결제인 리스테린을 매일 사용하는 건강한 사람을 기준으로 얻은 결과에 대한 논문입니다. 26개의 연구 중 13개는 단기간 사용(3개월 미만)에 대한 연구, 나머지 13개는 장기간 사용(3~6개월)에 대한 연구였습니다.
결론은 "양치질, 치간칫솔과 함께 에센셜오일을 포함한 리스테린을 매일 사용하면, 플라그 생성과 치은염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는 근거는 확실하다" 였습니다.
단기간과 장기간 사용에 대한 결과는 아래에 사진으로 나타내었습니다.
3개월 미만인 단기로 사용하였을 경우 플라크 감소 및 치은염 감소와 같은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추가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나와있습니다. 3~6개월 장기간 사용의 경우 766명의 약한 치은염을 갖고 있는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결과 85%에게서 효과가 나타났다는 결과가 쓰여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2. 가그린
가그린은 국내 제품으로 가그린 제품을 이용한 논문은 없지만, 가그린의 성분은 국제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므로 가그린의 성분을 바탕으로 한 리뷰 논문을 검색해보았습니다. 가그린의 유효성분은 불소와 CPC (Cetylpyridinium Chloride, 세틸피리디늄클로라이드)입니다. 불소는 치약에도 사용하는 충치균 제거 성분으로 확실한 근거가 있으므로, CPC에 대한 리뷰논문을 분석해보았습니다.
International Journal of Dental Hygiene에 개시된 CPC에 대한 리뷰 논문입니다. 기준에 적합한 3250개의 논문을 바탕으로 CPC 성분에 대한 결과를 분석하였고, 가능한 경우에는 메타분석을 시행하여 분서한 논문입니다.
결론에는 CPC 성분을 포함한 구강청결제를 사용한 경우 플라크의 축적을 막고, 치은염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나타나 있습니다.
결론
인터넷 기사에 떠도는 "구강청결제 사실은 독이다, 좋지 않다" 하는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에 너무 현혹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분명 구강청결제에 포함된 성분들은 충치와 치은염 예방에 확실한 효과가 있으므로, 구강위생과 구취, 입냄새 관리에 신경을 쓰시는 분들은 구강청결제를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다만, 구강건조증이 있는 환자분께서는 반드시 에탄올(알코올)이 포함되지 않은 성분으로 사용하셔야 합니다. 요새 손세정제를 많이 사용하면서, 알코올이 세균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고 많이들 알고 계실겁니다. 하지만, 구강청결제에서의 알코올은 세균을 사멸시키는데 주요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구강청결제의 알코올은 주요성분을 전달하는 용매로서 작용하므로, 알코올이 없는 제품도 충분히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알코올은 구강에서 빠르게 휘발되면서 구강건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구강이 건조하신 분들은 최대한 에탄올 및 알코올의 사용을 피해 주세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가그린과 리스테린 중 어떤 제품을 골라서 사용해야 하는지 선택하는 방법과 정확한 사용방법에 대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02/08 - [의약외품/구강청결제] - 구강청결제 [2탄] 가그린과 리스테린 제품 선택 방법! 서울대 약사가 알려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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